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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드라마,영화~*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시사회를 다녀와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시사회를 다녀왔다.

나에게는 생애 처음으로 시사회라는 것을 가보았다. 영화를 좋아해서 한때는 안 본 영화가 없을 정도로 매니아였는데, 이제는 아이키우느라 일하느라 일년에 한번 보기도 힘든 실정이다. 사실 시사회에 당첨된 것을 두번째이다. 첫번째는 아이 맡아줄 사람이 없어서 못 갔었다. 그때 너무 한이 되어 남편에게 하소연한 적이 있다. 그때를 기억했는지 남편은 이번 시사회에는 꼭 다녀오라고 하였다. 친구랑 맛있는 것도 먹고, 놀다가 오라고 용돈까지 주었다. 우린 주말 부부라서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올려면 남편은 퇴근하자마자 총알처럼 차를 몰고 와야한다. 그리고는 아무리 집안일 잘하고, 아이 잘 본다고 하지만, 남자 혼자 아이를 재우는 것까지는 힘이 드는 일이다. 그러나 울 멋진 남편은 이 모든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나에게 휴가를 준 것이다.

 

 영화 제목만 보고서는 무슨 영화인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솔직히 단순히 브래드 피드가 나온다고 해서 너무 보고 싶었던 영화였을 뿐이다. 내가 중학교 사춘기시절에 비디오가 동네에 한 두 집밖에 없었다. (워낙 시골이라...) 오빠들이 어린애는 이런 것 보면 안된다면 보는 것을 말렸지만, 나도 다 컸다면서 극구 우기면서 봤던 영화가 있었다. 그 영화가 바로 브래드피트가 나오는 '가을의 전설'이었다. 말을 타고 긴머리를 흩날리는 모습은 그 어떤 남성보다 멋지고 섹시했다. 그 뒤로 난 브래드피트가 나오는 영화는 다 봤을 정도였다.

 완전 팬이 된 것이다. 그런 브래드피트가 오랫만에 영화에 나왔다고 하니 안 볼수가 없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하고 아무리 브래드피트의 모습을 찾아도 나오질 않는 것이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브래드피트가 살아나는 것이다. 난 그의 위대함을 또 한번 느꼈다. 아무리 분장이라고 하지만 너무 완벽하게 할아버지에서 소년의 모습을 연출하는 것을 보고 이제 그를 따라올 배우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신의 경지 수준으로 올라온 배우 브래드피트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1차대전 종전일날 한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를 낳다가 아이엄마는 죽고 만다. 슬픔에 빠진 아이 아빠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견딜수가 없었다. 아이를 잘 부탁한다던 아내를 말을 거역한 채 쭈끌쭈끌 할아버지가 같은 갓난 아이를 어느 집 앞에 버린다. 그 아이는 태어날 때의 몸 상태가 80먹은 노인의 몸과 같다고 의사는 곧 죽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아이를 주운 엄마는 그 아이를 기르기로 하였다. 노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아이는 노인들과 별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할 만큼 잘 적응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희한한 점은 그 아이는 점점 나이를 먹을 수록 점점 젊어진다는 것이다. 노인들과 함께한다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삶에 대한 높은 이해이다. 가장 큰 단점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보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단점은 오히려 벤자민의 정신영역을 더욱 넓혀준다. 삶에 대한 고찰, 폭 넓은 세계관, 그 모든 것을 통달한 사람이 된 것이다.

 

 

 이 영화는 삶과 죽음, 사랑에 관하여 담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166분이라는 시간안에 탄생과 삶, 죽음에 관해서 정확하고 자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감독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큰 감동을 받은 부분은 벤자민과 데이지의 사랑이었다. 판타지 멜로라는 타이틀이 정말 딱 어울린다. 항상 그 둘을 서로를 그리워한다. 서로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서로를 멀리하려 하지만 그 둘은 운명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둘은 아름다운 사랑을 한다. 그 사랑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도 그 사람에 빠져버렸다. 둘만의 시간을 갖고, 둘만의 추억을 만드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그 추억때문에 괴로워지는 날이 오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서로에게 충실히 사랑한다. 그게 사랑인 것 같다. 요즘처럼 집안 따지고, 학벌 따지고, 직업 따지고, 돈 따지고 하다보면 누가 누굴 사랑할 수 있을까? 그게 과연 행복할까? 그들은 서로 아픔이 있지만, 그 아픔에 묻어있는 것이 아니라, 털어내고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면서 사랑한다.

가장 부러운 대목은 "하루 종일 매트리스에서 떠나질 않았다"는 대목에서 난 너무 부러워서 혼났다.

 ㅋ 내가 제일 해보고 싶은 것이다.

 둘이 하루 종일 매트리스에서 뒹굴 뒹굴거리는거 배고프면 먹고, 산책하고, 자고, 사랑하고,,,,,

그런 생활.... 아.... 영화니깐 가능하겠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은 것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사랑을 하다보면 너무나 사랑하다보면 꼭 아이가 생긴다. 벤자민은 그 아이로 인해 걱정에 빠진다. 아이가 생겨서 너무나 행복하지만, 자신처럼 아플까봐 걱정이 되는 것이다. 솔직히 나도 아이를 임신했을 때 엄청 걱정을 했었다. 요즘에는 아토피다, 무슨 이름도 외울 수 없는 희귀병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형아검사도 받질 않았다. 어떤 아이가 나오더라도 내 아이이기 때문에 우린 키울 것이었다. 다행히 예쁜 아이가 나와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벤자민과 데이지의 아이도 예쁜 아이였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골고루 잘 받으면서 엄마 품에 안겨서 새근새근 자는 아이의 모습은 정말 천사같았다. 너무나 예뻐서 그 아이를 보는 내내 우리 아이가 너무나 보고 싶었다.

 

 

 그러나 벤자민은 그렇게 예쁜 자기 딸과 그렇게나 사랑하는 아내를 떠난다. 자신은 점점 젊어져 급기야는 갓난 아이가 될 것을 알기 때문에, 아내에게 아이둘을 키우게 할 수 없었다. 그건 너무나 가혹한 일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할머니가 된 아내가 갓난 아이가 되어 죽음을 맞이하는 벤자민을 꼭 안아준다. 마지막 순간 벤자민은 데이지를 알아 보았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 순간이 난 너무나 슬펐다. 내 품에 점점 죽어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안고 있는 것이 난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난 매일 남편에게 내가 먼저 죽을꺼라 이야기한다. 난 그 사람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남편없는 세상은 너무 가혹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에 모두 평안해 한다. 나의 할머니를 떠나보낸지 2달이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었다. 할머니도 마지막 가시는 날 오후에는 산책도 하시고, 마음 편히 계시다가 새벽에 주무시다 돌아가셨다.

 

http://www.benjamin2009.co.kr

 

 이 영화를 보고 나오니 밤 11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는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오는 내내 지하철에서 남편과 아이가 너무 보고 싶어서 잠도 오질 않았다. 그리고 집에 와서 곤히 자고 있는 딸에게 뽀뽀 세례를 퍼 부은 다음, 남편에게도 뽀뽀 세례와 사랑한다는 말을 수없이 했다. 그리고 행복하다는 말도,,,, 당신과 아이가 있어서 난 너무 행복한 여자라고,,,, 앞으로도 행복한 여자일 꺼라고,,,,,사랑해 여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