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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건희와도희의육아일기~*

둘째 아이 출산기~*


첫째아이를 낳은지 3년이 되던 해에 둘째 아이를 낳았다.

첫째의 생일은 07년 3월20일, 둘째는 10년 3월 15일

둘째가 태어난지 60일이 되었지만 늦은 출산후기를 써본다.


첫째는 예정일보다 10일이나 늦게 나왔지만, 그때까지도 몸 어디하나

아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예정일 10일전까지 일을 할 정도였다.


그런데 둘째는 예정일 2달전부터 감기에 몸살에 조산기까지

엄청 힘든 나날이 계속 되어 급기야는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안정을 취해야했다. 주위에서는 큰애가 있기 때문에 더 힘든거라고 했다.

 

확실히 10kg이 넘는 아이를 챙겨주다 보니 힘이 많이 들어가게 되고,

그래서 요통, 허리통증이 안 생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예정일이 다가올 수록 몸은 점점 더 힘들어졌고,

빨리 수술날짜 잡고 낳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첫째를 유도분만으로 24시간 진통끝에 수술로 낳았기 때문에

둘째는 수술할 날짜, 시간을 잡고 기다리는데 하루하루가 제발 빨리 가기만을 기도했다.

통증때문에 자면서도 끙끙 앓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다. 수술이 3월15일 아침9시였기 때문에 그 전날 저녁 병원에 입원했다.

그래도 내일이면 이 모든 것이 끝나는구나 생각하니 좀 아쉽기도 했지만,

엄~~~청 설레였다. 우리 둘째는 어떤 모습일까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역시 둘째는 아빠만 여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엄마도 엄청 여유롭다.

남편 역시 병원에서 잠이 안온다면서 피시방에 갔다가 병원문이 닫혀서

집에 가서 잠을 잤다. 좀 섭섭하긴 했지만 뭐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나는 병원에서 잘 잤다. 태동검사도 아주 정상이였기 때문에 별 탈 없었다.

또 다행히 첫째때 입원했던 그 병실, 그 자리로 다시 배정받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안심이 되기도 했다.

새벽부터 간호사들이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일찍 일어나서 세수도 하고, 양치도 하고,

옷도 갈아입었다. 아주 수술하러 들어가는 사람이 별걸 다한다 싶기도 했다.


드디어 주사바늘도 꽂고, 링거도 달고, 뭐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정신없이 대답했다.

그리고 8시30분 수술가운을 입고 수술실로 내려갔다.

수술실 앞에 도착하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 첫째때는 진통중에 정신없이 수술대에 올라가서

어서 빨리 마취하기만을 기다렸었는데, 둘째는 아주 맹정신에 수술실 앞에 서니

기분이 묘했다.

남편 얼굴을 다시 한번 보았다. 뽀뽀라도 하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참았다.

왠지 다시는 그 얼굴을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불안한 마음이 떠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남편은 잘하고 오라는 짧은 인사를 했다.


수술실 안에 들어섰는데, 안경을 벗으라고 했다. 난 안경 벗으면 잘 안보이는데...

시키는 대로 해야지... 어쨋든 안경을 벗고, 간호사의 부축으로 수술대에 올라누웠다.

팔을 묶었다. 움직이면 위험해서 묶는거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이것저것 또 물어본다. 정신없이 대답하고, 이번에는 다리를 묶는다.

그리고 남산만한 배를 내밀고, 제모를 한다. 역시 제모하는 거는 기분이 좋지 않다.

차라리 나보고 하고 오라고 하지... 아프기도 하고, 너무 팍팍하니깐..

 

이제 본격적인 수술 준비가 시작된다. 손가락에 뭐 꽂고, 혈압측정기 달고, 배를 소독한다.

차갑다. 약간 춥기도 하지만 허리가 슬슬 아파온다.

하지만 엄~~~~청 떨려서 이런거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파란천이 내 얼굴앞으로 온다.

정말 티비에서 보던 그 수술실 장면이다. 첫째때도 그랬지만 이 파란천이 쳐지면

정말 떨린다. 왜 그럴까...ㅋ


그리고 원장님이 들어오신다. 파란천이 가려서 안 보이는데, 누가 머리 위쪽에서 "안녕하세요~"

한다. 나는 나한테 하는 소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대답을 안했는데, 원장님이

"많이 긴장하셨나보네~"하신다. 그래서 그제서야 나한테 인사한줄 알았다.

"아~ 안녕하세요~" 그 말밖에 못했다. 너무 긴장되어서... ㅋ

그리고 호흡기를 대준다. "이제 마취됩니다. 크게 호흡하세요"

팔로 뭔가 차가운 느낌이 들어온다. 심호흡을 크게 두번... 몸이 굳는것이 느껴진다.

잠이 정말 순식간에 온다.

 

그리고 깼을 때는 배가 엄~~~~청 아프다. 신음이 저절로 나온다. 첫째때는 이렇게 아픈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더 아픈거 같다. 간호사들이 뭐라고 하는데 배가 아파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거기다 대고 "자궁수축이 잘 되는지 볼께요"하면서 배를 꾹꾹 누른다.

아.... 정말 미치게 아프다. 뭐라고 할수도 없고 참....

 

배가 너무 아파서 내 몸이 이리저리 옮겨지는데, 그거는 신경도 안 쓰인다.

그리고 코로 나오는 마취약냄새.... 아... 이 냄새 언제쯤 사라지나...

무통주사가 없었더라면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울 아가도 보고 싶은데.... 정신없는 와중에도 신랑에게 보여달라고 한다.

남편이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데, 정말 나랑 똑같이 생겼다.

 

예전 처녀시절에 울 언니가 자신과 똑 닮은 아이를 낳는 걸보고,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나랑 똑닮은 아이를 낳다니..

정말 생명은 신비로운 것이다.

 

(병원에 있는 수치료실과 미용실 두번이나 이용했다. 한번은 남편이 머리감겨주었고,

한번은 서비스로 받았다. 저 침대에 누워서 맛사지받고, 머리도 감겨준다.)

그나저나 너무 배가 아파서 힘들다. 첫째때는 별로 안아팠던것 같은데.....

엄살이 심해진 건지, 첫째때 아픔을 다 잊어버린건지..

그래서 엄마들은 자꾸 아이를 낳는걸까? 아픈걸 잊어버려서?ㅋ

나의 발은 팅팅, 몸도 팅팅, 얼굴도 팅팅

일부러 거울은 안본다. 실망할까봐... ㅋ

다음날 소변줄 빼고 걷기 연습하라고 한다.

솔직히 잠을 한숨도 제대로 못잤다. 소변줄 빼는 것과 물을 마실수 있다는 사실에  신나기도 하고,

다리가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소변줄 때문에 다리 움직이는 것도 불편하고,

배 수술부위가 조심스러워서 옆으로 눕지도 못했다.

계속 다리를 오므렸다 폈다만 했다. 안 그럼 다리가 굳어버릴것만 같았다.

 

그리고 수술 후 가레가 자꾸 올라와서 목소리도 안 나오고, 기침이 나올 것 같아서 힘들었다.

또한 물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수건으로 입만 적시는데, 정말 감질나서 힘들었다.

아침이 되면 시원하게 물을 들이키고 싶었다.

물을 먹지 못하면 이렇게 괴롭다는 것을 정말 절실하게 느낀다.

물을 아끼자!!ㅋ

 

그래도 이렇게 운동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 아침 9시경 앉았다. 배가 뜯어질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앉아야 일어설 수 있기에 기를 쓰고 앉았다.

남편한테 짜증을 내기도 했다. 몸은 너무 힘들고 지치는데, 남편은 점심전에 또 학교에 가야하고

그러면 나 혼자 화장실도 왔다갔다 해야하기 때문이다.

 

(후배가 케익사들고 와서 축하해 주었다. 고마우이~)

내가 짜증내는 바람에 남편은 좋지 않은 기분으로 학교에 갔지만....

어쨌든 힘들내서 걸었고, 소변도 시원하고 봤다.

그리고 4일후에 퇴원하였다.

 

둘째라서 그런지 조금 덜 어려웠던 것 같지만, 그래도 아이 낳는 일은 보통이 아니다.

집에 와서 몸조리하라고 하지만 애 젖먹이는 것부터 기저귀갈아주는 것등

보통일이 아니다. 다 그래서 조리원에 가는구나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난 내 집이 편하다.

아이 낳은지 60일이 지난 지금.

첫째아이와 둘째 아이가 있어너무 행복하다.

 

(동생을 잘 돌봐주는 첫째! 가끔 발로 차고, 머리로 박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린이집 갈때면 꼭 동생에게 뽀뽀하고 인사한다. 귀여운것들!!)